현지 생활 뮤지컬 '레미제라블' 후기
뮤지컬하면 런던의 피카딜리(Piccadilly)와 뉴욕의 브로드웨이가 떠오르죠.
저는 런던에 오면 뮤지컬은 자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5개월이 다
되어서야 뮤지컬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책, 영화, 뮤지컬-영화로 접해본 작품이라 실제 공연을
보면서 적어도 영어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더라도 줄거리를
알고 있으니 작품을 보고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티켓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데이시트(Day seat) 관련
정보를 선배에게 전해 들었는데요, 뮤지컬 극장 앞에서 오전 10시에
아직 남은 티켓을 구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제가 선택 가능한 요일은
평일 중 수업이 없는 금요일과 토요일 단 이틀이었습니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아침 일찍 매표소에 가야 하는 수고를 해야만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뮤지컬 예매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TodayTix라는 디지털 티켓팅
플랫폼을 발견했습니다. 오전 10시 데이시트 온라인 구매가 가능했는데요.
하지만, 제가 선택한 ‘레미제라블’의 가격은 데이시트라고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관람석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긴 하지만
저는 데이시트 구입의 계획을 접고,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공연을
한 주 전에 미리 예매했습니다. 티켓 2매를 90파운드(GBP)에 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연 당일 티켓 비용은 기존의 두 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예매 시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손드하임 극장(Sondheim Theatre)’은 ‘레 미제라블’이 처음으로
올려진 극장이자 오직 ‘레미제라블’만 공연하는 극장입니다.
막이 오르자 제가 알고 있던 장발장(Jean Valjean)을 이렇게도 보여줄 수 있구나!,
연출가는 어떤 사람일까? 자베르 경감(Inspecteur Javert)의 죽음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제가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1막 1시간 30분-막간(Intermission) 20분
-2막 1시간 총 3시간에 걸친 장발장 공연이 너무나 빨리 끝나버린 것 같은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장발장의 여운이 남아 아마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