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SOAS 프리마스터 마치고 런던정경대(LSE) 석사 합격!

작성자 K*E
작성일 2020.08.18

안녕하세요

 

저는 2019/20 SOAS의 IFCELS 파운데이션 과정을 마치고 2020/21 LSE에서 Health and International Development MSc 진학 예정인 30살 학생입니다. 학부는 한국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대학병원에서 2년간 전공의로서 인턴, 내과 레지던트 과정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직업이 적성에 잘 맞지 않아 진로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병원을 그만두고 홀로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세계여행을 해야지!' 라는 건 고등학생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이었는데, 의대를 다니며, 졸업을 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며 자꾸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게 여행을 다니다 마지막으로 가게된 건 영국이었습니다. 살면서 한 번 쯤은 외국에 살아보고 싶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미국은 전혀 가고싶지 않았고 늘 유럽만을 생각하다가, 언어가 통하는 곳은 영국 밖에 없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배낭여행을 다니다가 작년 여름의 영국도 친구들과 놀러 간 여행이었는데, 오래 머물던 그 곳의 삶이 마음에 들어 유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나이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저에게는 워홀보다 유학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여행을 오래 다니며 언제까지 돌아다녀야겠다는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계속 찾다 보면 보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영국 유학을 선택하게 되었고 찾아보고 결심할 수록 더 저에게 가장 맞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환경 개발학 쪽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의학을 전공하였는데 갑자기 진로를 변경하여 다른 걸 배우기는 막막하기도 하였고 외국에서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어 바로 대학원으로 진학하기보단 foundation 과정을 거치기로 하였습니다. 영국에 머물며 인터넷 검색을 통해 SAUK 유학원을 알게 되었고 서류 준비 및 지원 과정에서 지대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 혼자서는 그 멀리서 이 모든 걸 어떻게 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막막합니다. 런던에서 IELTS를 급하게 치고, 한국에 계신 유학원 분들과, 가족과 친구들에게 부탁을 하여 대학교 졸업 서류 등을 구비하였습니다.

 

Universiy of London에 소속된 SOAS, 그리고 개발학으로 세계에서 가장 명성 있는 Sussex 대학원에 지원하여 오퍼를 받았습니다. Queen Mary 대학과, 추천해주신 University of East Anglia도 생각하고 있었으나 더 우선 지망이던 Sussex와 SOAS에서 오퍼를 받았기에 두 대학은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Sussex는 바로 오퍼가 나왔고 SOAS는 인터뷰를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런던에 머물고 있었기에 쉽게 학교에 들러 William과 면접을 보았는데, 인터뷰라기보다는 서로 소개하는 시간 정도의 편안한 분위기였고, 면접을 마치고 나오기도 전에 '곧 오퍼를 보낼게요'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두 학교 사이에서 고민을 조금 하였는데, 외국에 살아보는 게 처음이라 한국인, 동양인이 더 많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어우러진 런던에서 지내고 싶어 SOAS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오퍼를 받고나서는 비자를 받기 위해 7월 말 한국으로 바로 귀국하였습니다. 결핵 검사 및 필요 서류를 구비하여 8월 말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고, 급행으로 신청하였기에 일주일만에 비자를 받아 다시 런던으로 돌아갔습니다.

 

 

SOAS에서의 프리마스터 과정의 정식 명칭은

[SOAS FOUNDATION DIPLOMA FOR POSTGRADUATE STUDIES]​ 입니다.

 

1. Academic English

2. Independent Study Project

3. Issues in 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

4.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Relations

 

위 네 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맨 위 두 개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들어야했던 수업이고, 전체 foundation 학생들을 작은 여러 반으로 나누어 한 반에는 10명 가량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AE: 아카데믹 잉글리시는 말 그대로 학문적 영어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에세이나 논문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에 대한 수업이었고, 영어 작문을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교수 별로 수업 방식이 좀 달랐던 것 같은데 저는 John의 수업이 참 좋았어서,, 좋아했던 수업입니다.

한 친구는 독일인이라 거의 모국어처럼 영어를 쓰던 친군데 2학기 부터는 에세이 성적이 좋아 수업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영어는 이 수업 말고도 IELTS 수업이 더 있었는데 후에 지원하고픈 학교에 필요한 성적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기에 저는 듣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ISP: ISP는 석사 과정에서 논문을 쓰게 될 것을 대비한 수업이었는데, 세 학기동안 각자 주제를 아무거나 정하여 8000자 내외의 semi 논문을 한 개 작성하고 그에 관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후에 석사 과정을 환경 개발학 또는 기후 정책 관련한 공부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reducing marine plastic pollution?: A UK case study> 라는 주제로 소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ISP는 튜터가 배정되어 글을 어떻게 써야할 지 방향을 제시해주긴 하지만 모든 걸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끌고 나가야 하는 과목이기에 꼭!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합니다. 저는 플라스틱 재활용에 아주 관심이 많아 공부하는 내내 흥미롭고 즐거웠으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뒤의 두 모듈은 총 7개의 주어진 모듈 중에 개인이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Dev: 가장 관심 있던 수업이고, 소아스에서 가장 유명한 학문입니다. 개발학이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관점과 시각의 문제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장 열심히 들었고 가장 좋아했던 수업입니다. 14명이서 들었고 중국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당 렉처 1회와 리뷰, 라이팅으로 진행되고 학기가 진행될 수록 리뷰/라이팅 수업이 조금 줄어듭니다. 그래서 막상 1학기엔 수업이 참 빼곡하게 많았습니다. 메인 교수였던 Mark는 올 해 그만두게 되었고, Matthew는 그대로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이 함께 lecture와 review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 또한 조화로웠고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기마다 에세이를 하나씩 써야하고 마지막 학기에는 시험을 봅니다. 저희는 코로나로 인해 시험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IR: 역시 14명 정도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역시 1회의 렉처와 리뷰/라이팅으로 진행됩니다. 선택할 수 있던 7개의 모듈 중 제가 관심 있던 것은 Dev였고, 다른 건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가장 연관이 있을 것 같은 과목을 골랐는데 참패했습니다. 너무 싫어서 드롭하고 싶었고, 국제 관계 현재 국제정치 이런 게 아니고 "국제관계학" 이라는 "학문" 이 "왜" 생기게 되었나 이런 내용이어서 재미도 없고 별로 관심도 없고 Arthur는 좋은 사람이지만 수업도 좀 장황하고 맥락도 없고.. 최악이었습니다.

Review 강사는 Maria였는데 인종차별 정말 심하고 백인/영어권/남자 에 대한 차별도 심하고 가르치지도 못하고.. 이상한 사람. 국제 관계학과 정치가 정말 좋아서 그 분야로 석사 전공하실 분 아니면 듣지 마세요....... 국제 관계학 전공할 한 중국인 친구는 이 수업을 학문적으로 무척 좋아했습니다. 역시 학기마다 에세이를 하나씩, 마지막 학기에 시험을 봅니다.

 

소아스는 학교가 좀 작아서 오밀조밀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이 참 예쁘고, korean studies를 가르치는 학교라 도서관에 한국 책도 꽤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학교 크기가 좀 작다보니 시설 면에서 바로 옆에 있는 UCL과 비교가 좀 되긴 하였습니다.

 

 


** 숙박

소아스와 연계된 회사 Sanctuary students에서 운영하는 Dinwiddy house에 묵었습니다. 딘위디와 폴롭슨은 소아스 학생만 지낼 수 있고, 5분 거리로 붙어있습니다. 둘 다 학교까지 걸어서 20분 정도로, Kings cross 역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센트럴 런던에서 주당 167파운드에 지낼 수 있어 가격은 합리적이었습니다.

 

폴 롭슨은 postgraduate 전용 기숙사라 연령대가 더 맞는 학생들이 있고, 제가 지원했을 때 폴롭슨은 전부 차서 딘위디에서 지냈습니다. 18살짜리 대학생들부터 많은 학생들이 머무는 곳인데 그래도 플랫별로 나이대를 조금 묶어주었는지 저는 박사생들과 지낼 수 있었습니다. En suite인 작은 방을 쓰며 (침대가 싱글이라 작아요) 주방은 6명 정도가 나눠서 씁니다. 싱크대와 냉장고가 2개씩 있어 쾌적했습니다.

 

학교에서 신청할 수 있는 기숙사를 신청하는 게 가장 편리하고 안전하긴 한데 막상 알아보면 학교와 연계되지 않은 기숙사 회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시설도 더 신식에 깔끔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 힘들었던 일

1차 위기 : 12월. 유럽의 겨울은 처음이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 런던도 힘들었지만 해가 정말 짧습니다. 세시면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에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 깜깜합니다. 방학했을 땐 좀 늦게 일어나서 아침 먹고 나면, 이거 잘 준비 해야되는 거 아닌가 싶게 어두워서 뭘 할 수가 없고.. 집 나온지 세 달 정도 지난 후라 집이 그립기도 하여 힘들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열심히 만나 놀고, 연애하고, 놀러다니고, 연말/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 열심히 극복해보았습니다.

 

2차 위기: 2월 소아스 파업. 12월을 넘기고, 방학을 보내고 1월에 개강을 하였습니다. 춥고 힘들긴 했어도 이제 2학기고 할 것도 많고 열심히 다녀야지! 하고 모두가 열심히 살던 그 때 학교에서 파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교수진이 파업하여 학교에 갈 수 없었고 학교 시설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파업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노 수업. 코로나가 퍼지기도 전에 갑자기 백수가 되어 이를 어쩌나.. 하고 막막했습니다.

 

3차 위기: 코로나 바이러스, 학교가 닫았고 도시는 락다운에 들어갔습니다. 2월에 우리나라에선 코로나가 퍼지고 있었고 아직 영국에선 그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기. 3월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환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런던도 락다운에 들어갔습니다. 한국같은 의료와 방역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다수가 이용하는 기숙사에 지내기가 두려웠고 친구집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전부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어찌어찌 집에서 수업 듣고 과제하며 지냈습니다.

 

** 다시 유학 출국 전으로 돌아간다면?

여기서 더 필요한 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영어가 갑자기 원어민처럼 느는 것도 아니고, 배우지도 않은 학문을 리딩 리스트를 보고 혼자 공부하지도 않았을 것 같고.. 다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카스 레터 / 비자가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 학교 다니면서도 뭔가 행정 처리를 해야할 일이 있을 때 너무 번거롭지 않을지, 혹시 수업이 1년 내내 온라인으로 진행되진 않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 코로나 온라인

온라인 수업이라 하더라도 영국에 있는게 훨씬 좋습니다. 시차가 8시간이나 나기 때문이고, 그 때 그 때 이메일로라도 교수들과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업은 학교에서 zoom 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고 렉처는 별 차이 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수업을 녹음하였었는데 오히려 녹화된 수업을 들으니 다시 들을 수도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받는 렉처가 아닌, 리뷰 세션 등은 확실히 대면 수업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19/20 학기 같은 경우엔 대면 수업을 하다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우여서 교수님들과 학생들을 잘 아는 상태이기도 하였고, 그랬기에 질문사항 등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편하게 이메일을 보내서 바로바로 대화,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오히려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왔는데 아마 온라인 (오픈북) 시험이 아니었다면 5월, 6월은 매일 도서관에서 보내야 했을 텐데,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 볼 수 있었습니다.

 

런던은 정말 매력있는 도시입니다. 저는 석사 지원 후 한국에 돌아와 비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영국이 벌써 그립고 얼른 돌아가고 싶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한지 3년이 지났는데 다시 공부를 시작할 마음에 설렙니다. 즐거운 일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Lylawonder.blog.me 블로그에 작년 유학생활기를 올려두었습니다궁금한 게 있으시면 참고하시고 얼마든지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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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K Tess

2020.08.20

정말 자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코로나에 학업과 석사 지원등 병행하였는데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본 후기는 프리마스터 과정에 관심있느 학생들에게 큰 도움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