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아프면 고생이라기에 출국한 이후로 다양한 약들을 생전 처음 꼬박꼬박 복용하고 있지만, 언제 아플지 예측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랫동안 GP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그제서야 부랴부랴 등록하느라 고생했다는 영국 사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미루다가 저도 GP에 등록을 했습니다. (이 글은 영국의 보건, 의료 관련해서 유학생이 알아야 할 것들, 간단한 GP 등록 절차 등을 담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간단합니다.​ 

1. GP란?

- NHS (National Health System)

- GP (General Practitioner)

영국은 영국의 의료 시스템인 NHS 제도에 가입하면 모든 사람이 (영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사람) 무상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이 거주하는 인근 지역의 병원에 가서 GP를 등록하면 됩니다. (관광비자도 GP 등록이 가능하지만, 무료 진료 혜택은 받으실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유학생 보험을 들고 오시나봐요.)​ 

* NHS에 대해 더 알아보시려면 웹사이트를 참고하세요! www.nhs.uk 

2. 등록하는 방법

(1) 구글에서 find GP service 라고 검색하시거나, https://www.nhs.uk/Service-Search/GP/LocationSearch/4

이 링크로 들어가셔서 지금 거주하시는(혹은 거주하시게 될) 지역의 post code를 입력하시면 그 인근의 병원 리스트가 나옵니다.​

(2) 병원의 별점과 평점을 반드시! 참고하셔서 등록하고 싶은 GP를 고릅니다. (저 같은 경우엔 집 바로 옆에 작은 병원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평점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다른 큰 병원에 등록했습니다.그 이후에 오가면서보니 시설도 꽤나 낙후되어 있었던...)

(3) 신분을 증명할 여권 혹은 BRP 카드 / 주소지 증명할 서류 (저는 제 이름 적힌 council tax 서류 가져갔어요.)

이 두 가지를 꼭 챙기셔서 병원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체중과 신장, 혈압 같은 걸 측정하는 과정을 거쳐 등록합니다.

(4)그리고 약 3주 이후에 NHS에서 등록되었다는 편지가 적은 주소지로 발송된다고 합니다. NHS 편지가 중요

한게 영국은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증이 없어서 영국에서는 종종 NHS 편지와 동봉된 플라스틱 카드?가 자신의 거주지 증명 서류로 쓰이기도 한다네요.​ 

* 요즘엔 영국도 온라인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병원에 붙어있던 GP 예약 어플 포스터! 

3. GP 등록하실 때 서류 작성에 관하여

아무런 정보 없이 병원에 구비 서류만 챙겨서 방문한지라 몇 장의 두툼한 종이묶음을 주면서 작성하라고 할 때 약간 당황했습니다 ^^; 거기에는 아주 기본적인 자기 의료 정보들을 적었어야 했는데요. 기억나는대로 적자면 특정 약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지, 원래 가지고 있는 질병(신체적 멘탈적으로)이 있는지, 가족력이 있는지, 예방접종을 받았는지 등의 주로 상식적인 내용의 체크리스트였습니다.

다만 저처럼 병명에 대해 영어 단어를 모르시는 분들은 미리 몇가지 찾아서 공부해가시면 좋을 듯합니다. 하다 못해 본인이 매일 복용하는 약의 이름이라도 적어가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아래는 제가 찾아봤던 영어 단어 몇 개를 공유할게요. (간질… 이런 걸 제가 영어 단어를 미처 몰랐잖아요… 모를 수 밖에ㅜㅜ)​

* 종이 꾸러미 중 한 장 공유합니다. 뭐 이런 느낌.

Tetanus 파상풍

Polio 소아마비​ 

Meningitis 뇌수막염

Cervical smear 자궁경부암 검사? 인 것 같습니다.

Contraception 피임법

Epilepsy 간질

(사전 기록을 보니 주로 예방 접종 코너에서 많이 막힌 듯 하네요! ㅜㅜ)​ 

4. GP 등록 이후, 이용에 관하여

GP는 위의 어플리케이션 안내 포스터에서 보셨다시피 모두 예약제로 운영되어서 아프다고 바로 방문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앱 이외에도 전화나 인터넷으로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영국에 살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로 영국 의료 시스템은 대개 친절하지만 ‘죽지 않을 정도’로의 평균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이냐면 너무 아파서 죽을 정도가 아닌 단순 감기 정도는 GP 방문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예약도 아주 오래 걸리고요. 기다리다가 낫는다고. 단, 정말 응급 환자들에게는 예외!​

정말 급하게 아플 때는 당연히 응급 상황으로 앰뷸런스를 불러야겠지요. 우연하게도 영국에 오자마자 묵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분께서 새벽에 앰뷸런스를 부르셔서 제가 도와드리면서 영국의 응급 의료 시스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다행히 심각한 건 아니였답니다!)

 

* 급박했던 그 날 찍은 사진인데요. 응급차 스티커에 999 보이시죠? 응급이 아닌 건 111

 

대부분의 경우는 5~10분 이내에 구급차가 도착한다고 하네요. 영국 시민들이 시민의식이 높아서 차를 비켜주기도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영국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한국 것에 비해 굉장히 요란하게 찢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주로 시내에 사시는 분은 격공감 하실 듯. 한 켠 응급 환자가 낫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네요!

 

다시 돌아와서, 제가 묵었던 에어비앤비 집 주인분께서 알 수 없는 경미한 발작 증세로 앰뷸런스를 부르셨는데 한국에서의 서비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집 주인이 전화로 계속 증세를 우선 설명을 했는데도 앰뷸런스가 진작에 출발하지 않고 한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도착한 뒤의 상황. 한국이었더라면 구급 대원들이 장비를 들고 이것 저것 먼저 혈압부터 재고(?) 여러 검사부터 먼저 했을 것 같은데, 영국의 구급 대원들은 아주 침착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검사는 나중, 우선 친절한 미소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환자가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무릎꿇고 앉아서 한참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목격하고 너무 일을 태만하게 하는 것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게 영국의분위기, 더 나아가서 의료 시스템의 단면을 본 게 아닌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되짚어보면 집 주인의 증상

이 결국 심리적인 요인이었고 anxiety로 마무리 되었답니다.​ 

 

제가 그 동안 겪었던 에피소드, 경험했던 절차를 간략하게 설명해드리려고 했는데 잘 이해가 되셨을 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유학 생활 하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GP 이용할 일 없이 되도록이면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감사합니다.​